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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스독 외전에 나오는 살인탐정 ㅇㅏ야츠지 유ㅋㅣ토가 나옵니다
외전을 안보신 분들에겐 스포입니다 유의해주세요.
다자아야
/ 실타래
인간의 목숨이라. 이 얼마나 가볍기 짝이 없는 단어인가. 금세라도 부서지고 흐드라져버릴, 연약한 존재. 삶이라는 것은 그런 목숨의 연장선.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면 바로 흘러내려 버릴 얇디 얇은 실과 같은 것. 손에 들린 하얀 붕대를 무료한 눈으로 쳐다보며 다자이는 생각했다. 그런데도 어째서 자신의 목숨은 이리도 질긴 것인지. 손으로 건드려 떨어뜨려 주기만 하면 될 것을, 어찌 이리 망설이고 있는 것인가. 결국은,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말로만 중얼거리는 건 아닐까.
적과의 작은 총격전이 있었다.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 자신의 부하가 몇이나 죽었지만, 결국 자신은 또 죽지 못했다. 화장실이 너무나도 급해 뛰어나갔다는 것 또한 거짓이었다. 혹시 총격전의 한복판에 뛰어들면 죽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데 이 멍청한 놈들은, 적의 지휘관이 전방으로 나왔다고는 총격을 중지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니, 일단 멈추라고? 바보들. 그 말을 듣고 역시 간부님은 달라, 라며 눈을 빛내는 저의 부하들도 같은 바보. 기회를 줘도 잡지를 못하는, 바보들.
상대의 총알에 온몸에 바람구멍이 뚫리면 좋을 텐데. 어디 한 부분 성한 곳 없이 피를 처참하게 흘리고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제 부하들은 그리 잘도 죽더니, 왜 나는 안 죽는 거야. 오늘 밤은, 강에 몸을 던지기라도 해야겠네. 큰 한숨을 내쉰 다자이가 강가로 걸음을 돌렸다. 머리 위에서 빛나는 가로등 불빛이 깜빡깜빡거렸다. 이야, 음산하네. 한쪽 눈을 붕대로 칭칭 감고 빛을 전부 삼켜버리는 검은 눈을 가진 소년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음산한 미소를 지은 소년이 느린 걸음으로 가로등의 불빛을 향해 한 발, 걸음을 내딛었다.
깜빡, 방금까지 밝게 소년을 비추던 가로등의 불빛이 암전되었다. 달조차 새까만 구름에 갇혀 빛을 흘려보내지 못한 밤, 소년에게 빛을 선사해줄 것은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분명, 이 거리의 가로등은 저번 주에 전부 갈았을 텐데? 옅게 흘리고 있던 미소가 뚝,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뚜벅, 전등의 파열음이 그치고 고요만이 내려앉은 새벽 3시의 강가. 냉기를 품은 남자가 입꼬리를 들어 오싹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후우, 내뱉는 숨의 사이에 독한 담배의 연기가 섞여들었다. 남자의 손에 든 라이터가 불꽃을 피워냈다.
" 안녕, 포트마피아의 최연소 간부. "
사람의 목숨에 손을 댄 건수만 이미 세 자릿수에, 그 악랄한 미소에 홀려 너를 대신해 삶의 전부를 바치는 인간만 벌써 열 손가락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라... 유감스럽게도, 너를 잡을만한 증거가 없더군. 역시 요코하마 최대 마피아조직의 최연소 간부답군. 괜히 그 자리에 있는 건 아닌가 봐? 씨익 말라 올라가는 붉은 입꼬리가 웃음을 토해냈다.
" 뭐 그것도, 오늘로 끝일 거야. "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날이 선 냉기가 다자이의 주위를 찔러왔다. 하하, 재밌네. 방금까지의 굳은 얼굴은 어디 갔는지, 다자이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하하, 하하. 너무 웃겨. 정말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기괴한 웃음소리가 퍼져나갔다.
" 죽여봐. 원한다면 몇 번이고 죽여도 좋아. 내 목숨이란 이름의 실을, 자네가 무너뜨려 주지 않을래? 살인 탐정 아야츠지군. "
다자이가 붕대로 감긴 팔을 벌리며 계속해서 웃음을 내뱉었다. 공허한 웃음소리가 대기 중에 닿는 순간 소멸하고 말았다. 하, 흐으... 바람 빠진 웃음소리가 그치고, 다자이가 아야츠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이윽고 둘의 거리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좁혀져 있었다. 새파랗게 질린 둘의 눈동자가 허공에서 마주쳤다. 다자이가 아야츠지의 얼굴 위에 손을 올렸다. 매일 총을 잡아 굳은살이 박인 손가락이 야아츠지의 입술을 쓸었다. 그대로 아야츠지를 끌어당겨, 그의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맞대었다. 그리고 그 순간,
허 공 에 서 파 열 음 이 들 려 왔 다.
와장창ㅡ, 방금까지 다자이가 있었던 자리의 가로등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깨진 파편이 다자이의 발목 부근까지 굴러와 피를 흘리게 하였음에도, 다자이는 아야츠지의 붉은빛 입술을 세게 한 번 깨물었을 뿐이었다. 입술에 방울진 피가 멎을 때까지 혀로 감싸 주다, 아야츠지의 눈을 마주하곤 속삭였다.
" 봐, 너도 날 못 죽여. "
어여쁜 웃음이 드리워졌다. 분홍빛으로 반질거리는 다자이의 입술이 라이터의 빛을 받아 매혹적으로 비춰왔다. 왜 기회를 줘도 잡지를 못하는지. 멍청이들.
ㅡ 탕,
울려 퍼지는 총성은 어딘가 모르게 공허했다.
*
* 살인탐정씨를 좋아해서 저질렀습니다.
* 마지막의 키스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습니다만
원하시는대로 해석해주세요!
* 첫 플롯이랑 너무 달라져서 막판에 힘이 빠졌습니다..
내용이 미완성에 짧은 건 이쪽의 이유.
* 아야츠지 안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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